얄리얄리 만물상

치루 발병

스트레스는 만병의 근원이라고 하죠
체질마다 다르겠지만 저 같은 경우는 스트레스를 받았을 때 소화기 쪽으로 무리가 오는 것 같습니다. 제일 먼저 반응하는 곳은 위장. 소화 불량에 위산 역류, 신경성 위염이 생기는데, 이제는 불편함 느낌이 오거나 무리하게 매운 음식이나 과식을 하게 되면 카베진을 먹어서 조심을 합니다.
 아무튼 치루가 생기게 된 것도 아마 스트레스가 원인이었던 것 같습니다. 2006년 경이었는데 당시 항문에서 뭔가 부풀어 올랐을때는 단순한 치질인 줄로만 알았는데, 이게 고름이 생기더니 나중에는 어떤 충격에 의해 터져 버렸습니다. 그 이후에 고름에서 나오는 악취란 말 못 할 고통이었습니다. 통증도 통증이지만 계속 나오는 고름때문에 하루에도 여러 번 씻어야 했고, 의사에게 항문을 보여주는 수치심도 없잖아 있었죠
당시 치루 수술에 대해서 알아보던 중에 치질 수술을 받은 적이 있는 지인으로부터 가능하면 항문은 손을 대는게 아니라는 말을 들었습니다. 항문이 입술보다도 더 부드러운 조직인데, 칼로 찢었다가 봉합을 하게 되면 수술 부위가 딱딱해지면서 나중에는 대변을 잘 참지 못하게 된다고 말리시더군요
물론 치루와 치질은 질병의 근본 원인이 다르기는 합니다만. 기본적으로 치루는 수술이 없이는 치료가 불가능하다고 알고 있습니다. 게다가 수술 후 재발 확률도 높고, 재발 시 다음 수술 후에 재발 확률이 더 올라간다고 하더군요.

 

쑥뜸을 접하다

당시에 수술을 완전 반대하던 아버지 때문에 쑥뜸으로 치료해보기로 했습니다. 당시 저는 쑥뜸이라던가 민간요법에 대해서 믿음이 거의 없었기 때문에 얼른 수술하기를 바랐지만 워낙 수술 없이 치료해보자고 강력하게 말하셨기 때문에, 그럼 잠시 해보고 차도가 없으면 나는 수술받겠다고 이야기를 하고 쑥뜸을 배우러 갔습니다. 당시 아버지와 친하셨던 분으로부터 쑥뜸을 배웠는데, 이전에 한의 쪽 일을 하셨는데, 실력은 좋으셨지만 자격 없이는 남에게 진료를 해줄 수 없었기에 나중에는 일을 그만두시고 다른 일을 하고 계셨습니다. 우연히 그분에게서 치루도 쑥뜸을 낫게 할 수 있다는 이야기를 듣고는 저에게 가보자고 하셨던 것입니다
차로 약 두 시간 걸리는 대구까지 가서 쑥뜸을 뜨는 법에 대해서 배웠습니다. 일반적으로 한의원 가면 붙여주는 스티커 뜸봉으로 하는 방식이 아닌 직접 약쑥을 말아서 뜨는 방식 이었습니다.

쑥뜸 후 경과

쑥뜸을 뜨기 시작한지 약 1-2주 정도가 지나자 고름의 양이 어느 정도 줄어들기 시작했습니다. 그때 약간 쑥뜸에 대한 믿음이 생겼습니다
그런데 한 달이 지나도 완전히 낫지는 않았습니다. 왜 그럴까 궁금해서 알아본 결과 쑥뜸도 하루 중에 적절한 시간이 있다는 것, 뜸을 뜨고 난 후에는 적당히 털기만하고 바로 씻으면 안 된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첫 한달은 밤늦은 시간에 쑥뜸을 뜨고,  그 뒤에는 냄새 때문에 바로 샤워를 하고 잠을 잤는데, 아마 이 이유 때문에 경과가 좋지 못했던 것 같습니다
그래서 생활 패턴을 바꿔서 뜸을 떠보기로 하고 오전 9-11시 사이에 한 번, 오후 3-4시에서 한 번 실행하였습니다. 직장에 다녔다면, 아마 불가능한 일정이었을 것인데, 당시 집을 직접 건축하고 있던 상황이라 중간에 몸을 빼서 나올 수가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었습니다. 아무튼 이렇게 시간을 바꾸고 씻지 않기로 방법을 바꾸자 효과가 좋아졌고, 쑥뜸을 시작한 지 약 두 세 달 정도에 치루가 치료되었습니다. 수술에 비하면 불편한 점도 많고 오래 걸리기도 하지만, 저는 선택을 잘한 거라고 생각합니다. 아무런 부작용이 없기 때문입니다
만약 쑥뜸으로 치루를 치료 하고자 하신다면 먼저 가능하면 오전이나 오후 활력이 가장 좋은 시간대에 (9-11시, 14-16시 정도 ) 시간을 내셔야 합니다. 만약 그렇게 하지 못하는 상황이라면 초저녁이라도 쑥뜸을 하는 것이 좋습니다. 안 하는 것보다는 훨씬 낫습니다. 치르는 가만히 놔둔다고 그 고름 나오는 통로에 살이 차면서 낫는 것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쑥 냄새 때문에 바로 씻고 싶을 수 있지만 가능하다면 뜸 부위에 묻어있는 큰 덩어리들만 손으로 살짝 털어주기만 하세요. 빨리 낫고 싶으신 분은 수술을 선택하시고, 느리더라도 수술 부작용을 피하고 싶다면 쑥뜸을 고려해보실 수 있겠습니다.

 

쑥뜸 뜨는 방법

1. 원뿔 모양으로 쑥을 말아줍니다.
2. 미리 잘라둔 약 6cm*10cm크기의 방충망에 쑥을 올립니다. 부위에 따라 2~4개 정도 올려서 하는데, 
3. 불을 붙여서 절반쯤 탔을때 위에서 두꺼운 종이로 수직으로 꾹 눌러 불을 꺼뜨린다.

   중요한 포인트는 열기를 피부 아래쪽으로 내려가도록 하는 것입니다

화상을 입지 않을 정도의 참을 수 있을 만큼 뜨거운 정도를 각자가 찾으면 됩니다. 제대로 하면 피부로 뜨거운 기운이 들어오는 느낌을 받게 됩니다.쑥을 방충망 위에 올리는 이유는 만약 타이밍을 놓쳐서 쑥이 많이 타고나서 불을 꺼뜨리면 너무 뜨거울 때 들어 올리기 위한 용도입니다. 불씨가 피부 방향으로 있다면 무리하게 뜸을 놓지 마시고, 불을 끄뜨리시기 바랍니다.  만약 너무 일찍 꺼뜨렸다면 미지근할 텐데 실패한 것으로 다시 뜸을 떠야 합니다.

이 방법의 장점은 쑥의 진액이 피부를 파고들어갑니다. 일반적으로 한의원에서 떠주는 왕뜸이나 스티커들은 그냥 열기만 전달하는 거지, 쑥의 진액이 그다지 많이 나오지 않습니다. 

 

(다음에 시간이 나면 사진과 함께 설명을 추가하도록 하겠습니다)

 

치루의 쑥뜸 혈자리 포인트

총 네 군데의 쑥뜸 포인트를 알려주셨는데, 순서대로 해당 부위에 2-3번 정도 실행하면 됩니다


1. 족삼리 (2개) : 굵은 정강이 뼈와 얇은 정강이 뼈 사이의 공간으로 손가락으로 꾹꾹 눌러보면 아픈 자리가 있습니다. (면역력 강화에 좋으므로 평소에, 특히 겨울에 자주 떠주면 감기 예방에 도움이 됩니다.)
2. 배꼽 아래 (3개): 배꼽 아래 2~3센티 위치 
3. 허리 (4개): 요추 제일 아래쪽 부위, 대략 팬티라인 아래
4. 항문 (2,3개): 치루가 발병한 부위에 

Tip

1. 쑥을 말 때-크기는 아래쪽 크기가 1.5cm~2.5cm 정도가 적당한 것 같습니다. 하다 보면 자기에게 맞는 사이즈를 찾게 됩니다.

쑥을 만드는 게 서투르시다면, 두꺼운 종이나 L 홀더나 비슷한 재질을 잘라서 원뿔 틀을 만들어서 하면 좋습니다.

최대한 같은 양의 쑥으로 같은 크기를 만들어야 불이 탈 때 비대칭으로 타는 것을 막을 수 있습니다.

2. 방충망은 끝이 날카로울 수 있어서, 글루건으로 테두리를 둘러서 쏴주면 안전하게 뜸을 할 수 있습니다. 방충망 조각은 주위에 창호 가게에 가서 말 잘하면 공짜로 얻을 수 있습니다.

3. 불조심!! 작은 뚝배기나 항아리 뚜껑 같은 것을 준비해두시면 불이 옮겨 붙는 걸 방지할 수 있습니다.  자나 깨나 불조심입니다. 되살아난 불씨 때문에 집에 두 번 정도 불낼 뻔했습니다.

4. 쑥뜸 혈자리를 모른다고 겁낼 필요 없습니다. 잘못된 자리에 놓아도 몸에 해롭지 않기 때문에, 위치를 잘 모르겠다 싶으면 넓은 부위로 다 떠버리면 됩니다. ^^;

5. 쑥을 고르는 법. 약쑥에 너무 물기가 없고 부피대비 가벼운 것 보다는 적당한 습기를 머금고 있는 것이 좋습니다. 너무 물기가 없는 것은 불도 빠르게 타고 쑥 진액이 나오지 않습니다.

 

설명이 이해가 안 되시면 댓글로 질문 달아주시면 최대한 설명해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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